그 날, 그 시간의 일들이 마치 데자뷰처럼 느껴졌던 것은 이미 알고 있었기에. 변명조차 생각나지 않는 순간이 있다. 오직 후회만이 허락되는 순간이 있다. 후회하고 후회하고 죄책감이 바래질때가지 후회하면서 잊을수도 없는 순간이 있다. 모든 것을 알아버린 지금의 내가, 그 시간을 반복한대도 어쩔 수 없는 순간이 있다. 지난 날의 보잘 것 없는 일상까지도 기억이란 필터를 거치고 나면 흐뭇해진다. 기억이란 늘 제멋데로여서 먼훗날 나는 이때의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변명조차 생각나지 않는 순간이 있다. 오직 후회만이 허락되는 순간이 있다. 걱정 되고, 보고 싶은 마음부터가 사랑일까? 잠을 설칠 정도로 생각이 난다면 그건 사랑일까? 오랜 시간이 지나 뒤돌아 봐도 그래도 가슴이 아프다면 그게 사랑이였을까? 슬퍼하고 기뻐하고 애닯아 하면서 무엇보다도 행복하기를 바라면서. 우리의 삶은 너무도 약하여서 어느날 문득 장난감처럼 망가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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